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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중 문화칼럼] 수수께끼 같은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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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가수 권오중 작성일20-08-3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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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가수 권오중"삭도의 뜻이 뭡니까?", "전촉의 뜻은 뭡니까?"라고 국회법사의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이 질문을 던지며 돌발퀴즈를 내 법제처장을 당황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이 예전에 매스컴에 보도되었다.
 
  위와 같이 즉석 퀴즈를 낸 이유는 법제처에서 제출한 법률 한글화법이 단순히 한문에 한글 음을 다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었다.여기에서 삭도(索道)는 케이블카 등의 케이블을 말하고 전촉(轉囑)은 다른 기관에 위촉하는 뜻이라고 한다. 이런 말은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용어이기 때문에 법률전문가 조차도 잘 모르는 경우가 있으며 일반 시민들은 더구나 잘 모를 수밖에 없다.
 
  그 후에 민법 제정 후 57년 동안 그대로 써 온 어려운 한자어와 일본식 표현이 사라진다고 했다. 또한 교육부에서는 초등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되살리는 계획을 세워 공청회를 가졌었다.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는데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모르겠다.
 
  얼마 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였다. 식사하고 나오려는데 '자동제세 동기(自動除細動器)'라는 기계 앞에서 눈길이 멈추었다. 일명 '심장충격기'라는 것 인데 해석이 잘되지 않는 그런 어려운 한자 용어를 꼭 써야만 되는 것인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의학전문가 조차도 권장하지 않는 그런 어려운 용어를 굳이 써야 되 는 이유가 무엇인지 무척 궁금하다. 
 
  우리 주변에서 이와 비슷한 사례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보 면 '노견 주행금지'라고 써놓은 표지판이 종종 발견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노견'이란 말은 한글만 보고 언뜻 생각하면 '길에 있는 개(路犬)'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노견(路肩)이란 말은 '길 어깨'라는 뜻으로 너무나 어색한 한자 용어 이다. 이것을 '갓길'이라는 한글 용어로 바꾸어 쓴다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건설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구조물 중에 '비계'라는 것이 있다. 일반 사람들이 주변 에서 이것을 많이 목격하지만 이것의 정확한 명칭을 아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 은 것 같다. 비계(飛階)란 건설현장에서 쓰는 가설 발판구조로서 작업인부와 자재를 들어 올리고 받쳐 주기 위해 쓰이는 구조물을 말한다. 특히 건설현장에서는 일본 용어가 많이 난무하고 있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예전에 서울에 살 때 골목에서 우연히 '이열박차금지'라는 말을 써놓은 것을 발견하였다. 그것이 무슨 뜻인지 감을 못 잡다가 나중에 그 뜻을 알고 실소를 금하지 못하였다. 이열박차금지(二列泊車禁止)는 화재가 났을 때 소방차가 다닐 수 있도록 좁은 골목에 '두 줄로 밤에 차를 세워 놓지 말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어렵게 조합 한 한자어를 한글로만 써놓았으니 이해하기 힘들 수밖에 없었다. 또한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알 수 없는 은어가 난무하고 있어 걱정이 많다.
 
  옛날에 한문 공부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이 첩첩산중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셨단다. 그래서 이 사실을 친지들에게 알 려야만 하는데 부고장을 쓸 줄 몰라 고민에 빠졌단다. 주변에 물어볼 곳도 없어 밤새 고민하고 숙고하다 '柳柳花花(유유화화)'라는 단 네 글자만 종이에 적어 친지들에게 보냈단다.
 
  이것을 받아 본 친지들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몰라 한문을 잘 아는 서당의 훈장 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그 훈장은 한참을 궁리하다 '버들(柳)버들(柳)하다 꼿꼿(꽃꽃 :花花) 해졌다'라고 해석을 하며 이것은 '사람이 죽었다'라는 의미다. 그러니 빨리 그곳에 가보라고 하였다는 우스개 이야기가 있다.
 
  우리 생활 주변에는 아직도 수수께끼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 용어나,영어 문장,일본 용어를 쓰고 있는 기관이나 전문가들이 많다. 이런 용어들이 빠른 시일 내 에 알기 쉬운 말로 순화되고 혼동하기 쉬운 우리말은 한자를 병기함으로써 일반 시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학수고대(鶴首苦待:학의 목처럼 목을 길게 빼고 간절히 기다림)해 본다.
시인·가수 권오중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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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