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섭 목요칼럼] 권영진 시장의 협치를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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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물류 대표 배태섭 작성일20-07-01 19:39본문
↑↑ TS물류 대표 배태섭지난 2017년에 치러진 독일의 대통령 선거에서 슈타인마이어 사회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독일 연방총회의 연방 하원의원 630명과 16개 주 의회 대표 630명 등 총 1260명이 투표해 931표를 얻어 선출됐다. 그런데 독일을 실제로 이끄는 리더는 기독교민주당의 메르켈 총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민당 후보가 당선됐던 것은 바로 두 당이 연정을 했기에 가능했다. 기민당과 사민당은 연방 총회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슈타인마이어 후보는 메르켈 내각에서 외무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이후 2007년 부총리를 지냈으며 2009년에는 독일 총리 후보로 나섰다가 메르켈 총리에게 밀려 패배했다. 독일의 대통령은 명목상 국가수반이지만 국정에 실질적 권한은 연방총리가 가지며 공무원에 대한 임면권 등 상징적인 권한만 행사한다.
연정은 곧 협치를 의미한다. 메르켈 총리가 연정을 주도하면서 안정된 국정을 이끌 수 있게 된 데는 '무터(엄마) 리더십'을 꼽는다. 다당제인 독일 정치계에서 연정을 통한 협치를 주도하면서 양 극단의 주장을 배제하고 합의에 기초해 화합을 이끌어내는 게 메르켈 정치의 기본이다. 그래서 항상 협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등장한다.
메르켈은 중도우파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좌파의 정책을 적절한 시기에 수용한다. 예를 들어 지난 중도좌파인 사민당과 녹색당이 연정의 조건으로 동성 결혼 허용 법안을 내걸었을 때 메르켈은 이 법안을 표결에 붙이자고 했고 자신은 반대표를 던졌지만 협치의 결과로 법안은 통과됐다.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견지하면서도 연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끝없이 대화하고 양보하면서 국정을 이끄는 것이 메르켈이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한다. 양성평등 정책, 징병제 폐지, 가정복지 강화 등은 좌파 정당의 주장들이었지만 메르켈은 이 진보적인 정책들을 과감하게 수용했다.
대구 경제부시장으로 홍의락 전 민주당 의원이 취임했다. 권영진 시장은 코로나19로 가장 어려운 시점에 봉착한 대구를 살리기 위해 힘 있는 민주당 정치인인 홍 부시장을 선택했다.
권 시장이 그 결론을 내리기까지 안팎으로 칭송과 비판을 동시에 끌어안았다. 권 시장은 결국 정치적 이념을 떠나 대구시민을 살리기 위해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협치를 선택한 것이다. 광역단체장이 이념을 달리하는 정당의 주요 인사를 참모로 기용한 경우는 최초의 사례인 것 같다.
홍 부시장은 취임 첫날 협치의 성공 요건으로 '줄탁동시( 啄同時)'라고 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서로 힙을 합해야 일이 이뤄진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권영진 시장이 부시장으로 발탁하면서 자신에게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달라져야 하고 한번 바꿔서 마지막 카드를 써보겠다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권영진 시장은 홍의락 부시장에게 임용장을 주면서 "대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대의와 소명을 위해 결단을 해주신 홍 전 의원에게 환영의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홍 부시장은 "시민들이 많이 목마르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위기에서 기회를 만들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임용장을 수여할 때 시청 주차장 입구에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민주당 전 의원을 경제부시장으로 영입한 것에 대해서 권 시장을 성토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보수에서 표를 받고 진보세력에 머리를 조아린다고 규탄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시도하지 못한 협치를 권영진 시장이 시작했다.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모르지만 여야가 철벽을 쌓고 대치하는 우리나라 정치환경을 본다면 매우 혁신적인 행보다. 상대의 의견을 조용히 경청하고 국민을 위해 바람직한 의견이라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조용하는 협치야 말로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하다. 독일의 협치를 부러워하면서도 우리의 협치에 대해서 비난하는 이중잣대는 곤란하다. 권영진 시장이 과감하게 첫발을 디딘 협치를 응원하면서 지켜봐야 할 것이다.
TS물류 대표 배태섭 kua348@naver.com
슈타인마이어 후보는 메르켈 내각에서 외무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이후 2007년 부총리를 지냈으며 2009년에는 독일 총리 후보로 나섰다가 메르켈 총리에게 밀려 패배했다. 독일의 대통령은 명목상 국가수반이지만 국정에 실질적 권한은 연방총리가 가지며 공무원에 대한 임면권 등 상징적인 권한만 행사한다.
연정은 곧 협치를 의미한다. 메르켈 총리가 연정을 주도하면서 안정된 국정을 이끌 수 있게 된 데는 '무터(엄마) 리더십'을 꼽는다. 다당제인 독일 정치계에서 연정을 통한 협치를 주도하면서 양 극단의 주장을 배제하고 합의에 기초해 화합을 이끌어내는 게 메르켈 정치의 기본이다. 그래서 항상 협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등장한다.
메르켈은 중도우파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좌파의 정책을 적절한 시기에 수용한다. 예를 들어 지난 중도좌파인 사민당과 녹색당이 연정의 조건으로 동성 결혼 허용 법안을 내걸었을 때 메르켈은 이 법안을 표결에 붙이자고 했고 자신은 반대표를 던졌지만 협치의 결과로 법안은 통과됐다.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견지하면서도 연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끝없이 대화하고 양보하면서 국정을 이끄는 것이 메르켈이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한다. 양성평등 정책, 징병제 폐지, 가정복지 강화 등은 좌파 정당의 주장들이었지만 메르켈은 이 진보적인 정책들을 과감하게 수용했다.
대구 경제부시장으로 홍의락 전 민주당 의원이 취임했다. 권영진 시장은 코로나19로 가장 어려운 시점에 봉착한 대구를 살리기 위해 힘 있는 민주당 정치인인 홍 부시장을 선택했다.
권 시장이 그 결론을 내리기까지 안팎으로 칭송과 비판을 동시에 끌어안았다. 권 시장은 결국 정치적 이념을 떠나 대구시민을 살리기 위해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협치를 선택한 것이다. 광역단체장이 이념을 달리하는 정당의 주요 인사를 참모로 기용한 경우는 최초의 사례인 것 같다.
홍 부시장은 취임 첫날 협치의 성공 요건으로 '줄탁동시( 啄同時)'라고 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서로 힙을 합해야 일이 이뤄진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권영진 시장이 부시장으로 발탁하면서 자신에게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달라져야 하고 한번 바꿔서 마지막 카드를 써보겠다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권영진 시장은 홍의락 부시장에게 임용장을 주면서 "대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대의와 소명을 위해 결단을 해주신 홍 전 의원에게 환영의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홍 부시장은 "시민들이 많이 목마르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위기에서 기회를 만들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임용장을 수여할 때 시청 주차장 입구에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민주당 전 의원을 경제부시장으로 영입한 것에 대해서 권 시장을 성토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보수에서 표를 받고 진보세력에 머리를 조아린다고 규탄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시도하지 못한 협치를 권영진 시장이 시작했다.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모르지만 여야가 철벽을 쌓고 대치하는 우리나라 정치환경을 본다면 매우 혁신적인 행보다. 상대의 의견을 조용히 경청하고 국민을 위해 바람직한 의견이라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조용하는 협치야 말로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하다. 독일의 협치를 부러워하면서도 우리의 협치에 대해서 비난하는 이중잣대는 곤란하다. 권영진 시장이 과감하게 첫발을 디딘 협치를 응원하면서 지켜봐야 할 것이다.
TS물류 대표 배태섭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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