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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관 특별기고] SNS 공간의 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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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문가 고영관 작성일20-06-17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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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전문가 고영관어떤 개체와 개체 사이의 의사소통 수단인 언어는 인간만의 전유물일까? 그러나 내 생각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고,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도 그들 나름의 언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동물들의 언어란 대단히 단순한 형태의 신호에 국한되겠지만, 유독 인간은 자음과 모음으로 구성되는 실로 다양한 어휘들을 만들어 매우 정교한 의사소통을 하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해야겠다.
 
  그런데 사람들이 사용하는 어휘 중에서 매우 부정적인 언어가 바로 욕(辱)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나는 이 욕을 반드시 나쁜 언어라고만 규정하려는 것은 아니며, 이 욕이라는 언어 역시 대다수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 중의 하나로, 본인의 감정을 강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특별한 기능도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
 
  욕은 어느 언어권 할 것 없이 크게 나누어보면 두 종류가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주로 성(性)과 관련된 욕이 있고, 또 사람을 동물로 비하시키는 욕이 있다. 영어권에서 흔히 사용하는 욕 중에 Fuck 등이 성적(性的) 욕이라면, Son of a bitch는 사람을 동물에 빗댄 욕이며, 물론 그 외에도 특정 대상 없이 화가 날 때, 입버릇처럼 튀어나오는 Shit(젠장), Christ(빌어먹을) 등의 욕도 있다.
 
  그리고 우리 인근의 일본사람들이 가장 수치스럽게 여기는 욕 역시 사람의 인격을 동물격으로 낮추는 '칙쇼(畜生)'같은 욕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과연 어떤 욕들이 있을까?
 
  뭐 여러분들이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인데 굳이 그 아름답지 못한 단어들을 여기 나열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다만 우리나라 언어는 같은 의미를 가지면서도 약간씩 다른 어감을 가지는 이음동의어(異音同義語)가 매우 발달된 탓인지는 몰라도, 관용어처럼 쓰이는 흔한 욕 외에 실로 창의적인 욕설을 구사하는 사람들도 많은 게 사실이다.
 
  욕은 당연히 듣는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거나 모욕감을 가지게 하는 부정적인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드물게는 듣는 사람이 어떤 재미를 느끼거나 쾌감을 가지게 하는 해학적인 욕설도 없지는 않고,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보통 '욕쟁이'라 밉지 않게 부르기도 한다.
 
  그러니까 더러운 상욕으로 타인을 모욕하기 좋아하는 질 나쁜 인간들과 욕을 해학으로 승화시킨 말 재주꾼은 분명히 구분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문제는 근래의 SNS 에 있다. 사람이 육성으로 뱉어내는 말은, 성대에서 음파로 바뀌어 공기 중으로 전파(傳播)되지만 불과 반경 수 십 미터 정도의 거리를 벗어나기 어렵고, 또 굳이 누가 녹음을 해 두지 않은 이상 그 순간으로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SNS 공간에 누가 어떤 글을 쓰게 되면, 그 내용은 영원히 네트웍 공간에서 사라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그리고 전 세계로 마치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급속히 전파되어 간다는 사실이 두렵지 아니한가?
 
  오죽했으면 인터넷 공간에 실수로 올린 글이나 어떤 정보 혹은 기타 자신의 흔적을 끝까지 추적하여 없애주는 '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군까지 등장하게 되었을까? 디지털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멋모르고 SNS 공간에 아무 글이나 올리고, 또 욕설을 남발하는 경우가 흔한데, 자신이 올린 글을 자신이 다시 지워버리면 끝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번 기회에 그게 그렇지가 않다는 사실을 좀 확실히 알아두면 좋지 않을까 한다.
 
  인류가 창조한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무한히 열려있는 공간이며, 그 공간 속을 떠도는 정보들은 모두 디지털 코드화 된 것들이기 때문에, 삽시간에 무수히 복제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 통신방식은 일대 일 직접 통신 방식이 아닌 다중 접속 방식에, 반드시 '서버(server)'라는 통신 중계 및 데이타 저장 장치가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SNS 공간에 뿌려지는 문자나 그림, 음성 등의 데이터는 '서버'라는 장치 내에 그 내용이 모두 저장되어질 뿐만 아니라 어떤 공간의 제약조차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볼 때, SNS 공간에 자신이 어떤 내용의 글이나 기타 콘탠츠를 업로드하는 행위는 완전히 벌거벗고 광장에 서 있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말이다.
 
  때문에 SNS를 통해 타인을 음해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함부로 욕설 등을 하는 행위는, 비록 사소해 보이는 것이라도 타인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상대방에 따라 감당하지 못할  큰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을 알도록 하자.
IT전문가 고영관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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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