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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중 문화칼럼] 흔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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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가수 권오중 작성일20-09-2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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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가수 권오중소리 없이 떨어지는 꽃잎에
봄이 조용히 흔들리고

지나가는 바람의 손길에
잔잔한 호수가 하릴없이 흔들린다

해맑은 그녀의 미소에
가녀린 내 마음도 살포시 흔들린다.
 -권오중,'흔들림'
 
  위의 시와 같이 우리가 자연을 조용히 관조하여 보면 소리 없이 떨어지는 꽃 잎에 문득 지나가는 바람의 손길에도 대자연은 조용히 흔들리고 있음을 간파할 수 있다. 때로는 우리 곁에 사랑의 여신이 조용히 다가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고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그럴 때 아름다운 사랑에 한 번 풍덩 빠져 들고 싶은 충동과 흔들림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퐁당 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냇물아 퍼져라. 멀리 멀리 퍼져라.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우리 누나 손등을 간질여 주어라'라는동요를 들으면 어릴 적 생각이 문득 난다.
 
  어릴 때 나는 동네 근처의 냇가나 저수지에서 자주 놀았다. 그곳에서 돌을 가 지고 동네 친구들과 여러 가지 재미난 시합과 놀이를 하였다. 누구의 돌이 더 멀리 나가나 돌팔매질과 물수제비 시합을 하였다.
 
  물 위로 돌이 담방담방 뛰어  수놓아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좋아하였다.
 
  때로는 잔잔한 수면 위에 돌을 던져 누구의 파문이 더 멀리까지 퍼져 나가나 바라보곤 하였다. 잠시 후 파문이 갈앉으면 명경지수(明鏡止水)와 같이 고요해진 다. 맑은 물 위에 파아란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떠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파문이 일고 수면이 조용히 흔들린다. 이것이 조 그만 파문일 때에는 물속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폭우를 동반한 폭 풍이나 태풍이 불어와 호수를 강타하게 되면 물속의 밑바닥까지 마구 뒤흔들어 놓는다. 호수는 온통 아수라장이 된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잔잔한 호수와 같 이 안정된 분위기를 원하지만, 우리의 주변 환경이 그렇게 가만히 내버려 두질 않는다.
 
  우리의 삶은 어떤 결정을 내리거나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순간들의 연 속이라고 말할 수 있다.확실한 신념이나 의지가 있으면 마음이 잘 흔들리지 않 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결정을 쉽게 못하고 망설이게 된다.
 
  또한 결정된 사안에 대하여도 번복을 하는 등 마음이 흔들리게 되어 중심을 잃게 된다. 우리가 어떤 결정이나 선택을 하여야만 할 경우 각종 유혹에 시달리게 된다. 이러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마음이 흔들리게 되면, 처음에는 조그만 흔들림이 시작된다.
 
  이윽고 커다란 흔들림으로 확산되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자신을  파멸시키는 경우를 매스컴이나 우리의 주변에서 종종 목격한다.
 
  이와 같이 세상을 살다 보면 잔잔한 호수에 파문이 일듯 마음이 흔들릴 때가 많이 있다. 마음이 흔들린다고 하면 위와 같이 부정적인 경우가 많지만, 어려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충동이나 이상이나 꿈을 향한 숭고한 흔들림도 있다.
 
  숭고 한 흔들림은 자신의 심신을 고양시키고 현재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요즈음 코로나로 인하여 세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고 자 연을 오염시켜 자연이 인간에게 경고하는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 가 리라'는 말처럼 언젠가는 이 흔들림도 잔잔한 호수처럼 갈앉았으면 좋겠다.그러나 호수가 늘상 잔잔한 파문을 가슴에 안고 살듯 우리네 인생살이도 어쩔 수 없이 가 슴에 흔들림을 품고 살아야 하나보다.
시인·가수 권오중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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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